이승환 / 시민평화포럼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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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인한 한반도의 봄이 지나가고 있다. 남북이 수백발의 포탄을 주고받은 2014년 4월의 한반도 상황은 분단체제의 흔들림이 때로 심각한 위기의 현재화로 드러나기도 한다는 것을 다시금 일깨워주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대박 선언과 통일준비위 구성 언급 이후 떠들썩하던 통일 분위기는 이러한 군사대치의 확대와 함께, 그리고 비극적인 세월호 참사와 함께 거의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버렸다. 또한 통일드라이브의 정점을 장식할 예정이던 회심의 '드레스덴 선언'도 북한으로부터 '몇푼 값도 안되는 자기의 몸값을 올려보려는 반통일 넋두리'라고 간단히 거부당하고 있다.

이런 상황들은 통일드라이브 하에서도 군사적 위기 혹은 남북관계의 적대성이 오히려 확대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또 '대박을 치겠다'는 야심찬 통일드라이브에도 불구하고, 최근 무인기 사건에 대한 정부·일부 보수언론의 의도적인 위협 과장, 합리적 의심 제기에 대한 무차별한 종북공세(정부 스스로 '아직은 북한 소행이라는 증거가 없다'고 말하면서도), 심지어는 세월호 참사의 일부 실종자 가족을 향한 어이없는 종북 딱지 남발 등이 이루어졌고, 그로 인해 분단의 불안과 대결의식은 더욱 조장되고 있다.

보수 주도 통일드라이브의 두 얼굴

이렇듯 상호 모순되는 '통일드라이브와 종북공세'의 이중주는 많은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를 박근혜정부 내 정세인식 혼선과 충돌로 보기도 하고, 또 다른 일부에서는 포용정책과 강경정책의 기계적 조합에 따른 정책적 일관성의 상실이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분명한 것은 통일드라이브는 통일 이슈의 보수담론화 전략이고, 종북공세는 보수 주도의 통일드라이브를 추구하기 위한 세력재편 전략의 하나라는 점이고, 그런 점에서 종북공세와 통일공세는 보수 주도의 통일드라이브가 보여주는 서로 다른 두 얼굴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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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4/23 2014/04/23


강정민 /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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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7일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의원 대표발의로 보험업법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되었다. 당초 삼성의 로비에 밀려 개정안 제출이 지연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었지만, 법안이 제출된 다음날 이종걸 의원과 법 개정을 지지하는 시민단체들이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열어 그 추진배경과 의지를 강조하자 이후 개정안에 따른 효과를 분석하는 기사들이 연일 방송과 신문지상을 오르내리면서 분주해졌다. 도대체 어떤 내용의 법안이기에 이런 관심을 받는 것일까.

이번 보험업법 개정안의 핵심 키워드는 '삼성'에 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에 있다. 사실 보험업법 개정안 자체는 보험회사 자산운용비율 산정시 기존의 취득원가 방식을 시가평가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이 핵심으로, 매우 간단하다.

보험업법 개정안, 삼성의 '성공에 대한 처벌'인가

그러나 이것이 간단하지 않게 된 데에는 이 규제의 적용을 받게 될 대상이 사실상 삼성뿐이며, 법 개정 후에도 삼성그룹이 현재의 지배구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십조원 이상의 엄청난 자금이 수반된다는 사실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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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4/23 2014/04/23


김종엽 / 한신대 사회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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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새정치민주연합은 기초선거 정당 무공천 공약을 철회했다. 이 과정은 몇가지 점에서 우리의 정치문화, 특히 민주진보진영의 정치문화를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되는 듯하다. 이와 관련해 우선 들고 싶은 예는, 새정치연합이 무공천을 고수하려 했던 시기에 몇몇 정치평론가와 정치학자가 정당정치의 발전이라는 견지에서 볼 때 정당 무공천은 좋은 선택이 아니라고 주장한 일이다. 이런 주장을 듣는 동안 그들이 주어진 상황에서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감수성이 약하다는 느낌을 피할 수 없었다.

기초선거 후보자에 대한 정당 공천과 무공천은 각각 장점과 단점을 가지고 있다. 당파적 이익을 넘어서 어느 편이 정치발전에 큰 도움이 되는지는 꼼꼼히 따져봐야겠지만, 그렇게 해본다 해도 정확하게 분별하긴 쉽지 않을 것이다. 이에 비해 지난 대선에서 주요 후보자들이 모두 무공천을 약속했다는 사실은 분별의 노력조차 불필요할 정도로 명백히 중요한 일이다. 그리고 이런 약속은, 일단 이루어지고 나면 그 약속이 지켜진다는 것 자체가 정치적 발전을 뜻하게 된다. 왜냐하면 정치라는 것이 제대로 작동하느냐 하는 문제는 정치적 약속의 실현여부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약속의 능력이 퇴행하면 정치도 형해화된다.

버려진 약속과 난감한 약속

그러므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서 우리가 얼마나 집요하게 약속을 지킬 것을 요구했는가에 대해서 성찰해봐야 할 점이 있다. 더구나 기초선거 정당 무공천은 기초연금이나 국민행복기금처럼 예산제약을 가진 공약도 아니었다. 그런데 예산제약이 있는 공약도 지키려는 시늉은 했던 박근혜 대통령이 정당 무공천 공약은 해명 한마디 없이 내버린 것이다. 이런 행태를 파당적 이익에 집착하는 보수언론이나 정권에 납작 엎드린 공중파가 싸고도는 거야 어쩔 수 없을지 모른다(사실은 이런 행태에 대해서 비판하길 그쳐선 안된다). 하지만 진보적 매체들마저 '박근혜 대통령이 그렇지 뭐' 하며 그런 약속파기를 너무 쉽게 '양해'해주는 면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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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4/16 2014/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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