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을 살리자  

최원식
/ 인하대 교수, 국문학


대선 직전 어느 택시기사가 한 말이 새삼 실감난다. "이명박씨가 되는데 국민들이 고생 좀 할 거예요." 나는 이명박 후보를 대통령으로 선택한 국민의 뜻을 존중한다. 참여정부에 대한 실망으로 다수의 유권자가 이후보를 밀었다면 참여정부가 잘못한 것이고, 실정(失政)을 했으면 정권을 내놓는 게 순리다. 요즘은 그런데 마음이 자꾸 외동친다. 이정권이 개혁정부의 연속집권에서 온 피로를 풀어내는 균형을 잡는 동안, 개혁세력은 엄정한 자기비판을 거쳐 나라의 청사진을 새로 구상하는 성찰의 귀한 시간을 갖는다면 그도 나쁘지 않겠다고 느긋하게 생각한 나의 어리석음이 우세스럽다. 이정권의 회심(回心)을 위해서도 근본인 국민이 총명해지는 수밖에 없다.
 
촛불대중의 출현은 약속의 징표다. "아! 신화같이/나타난 다비데군(群)들". 일찍이 신동문(辛東門) 시인은 이승만 독재정권을 무너뜨린 4월대중을 이렇게 호명한 터인데, 촛불대중은 새로운 상황에 즉해서 진화한 다비데군의 후신일 것이다. 이제 문제는 촛불 이후다. 토의과정에서 지방자치의 문제가 '이후' 의제의 하나로 추천된 것은 반가운 일이다. 생활정치의 바로 그 마당인 지방자치를 온전히 실천하는 일이야말로 난맥에 빠진 한국정치를 근저에서 구원할 중요 보루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전문보기
엮인글 (0)    
엮인글 주소엮인글 http://weekly.changbi.com/trackback_post_285.aspx
이명박정부의 포퓰리즘적 감세정책 비판  

윤종훈 / 회계사

정기국회를 앞두고 정부여당이 감세정책을 더욱 강력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감세는 대기업과 부유층에 직접적인 혜택이 돌아가기 때문에 여당의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전통적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지지율을 올리는 데 이것만큼 좋은 카드가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 같다. 여당의 감세정책은 원래 자신의 색깔에 충실한 것이니 이를 뭐라고 탓할 생각은 없다. 문제는 여당이 아니라 야당과 진보진영의 소극적이고 비효율적인 대응이다.

모든 국민은 납세자이며, 세금 깎아주어서 싫어할 납세자는 별로 없다. 이러한 심리적 특성 때문에 정치권은 감세정책을 포퓰리즘적으로 이용할 유혹을 느끼기 쉽다. 다만 감세정책이 초래할 피해를 직접 경험했거나 감세가 복지축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사실에 대하여 국민들 사이에 공감대가 형성된 국가에서는 감세포퓰리즘이 잘 먹혀들지 않는다.

지난 2004년 미국 대선에서 부시 행정부의 감세안에 대한 지지율은 28%에 그쳤다. 미국 국민들은 80년대 레이거노믹스(Reaganomics)로 불린 감세정책의 피해를 직접 경험했기 때문이다. 한편 보편적 복지체계가 잘 갖추어진 북유럽 등 선진복지국가의 국민들은 '세금은 복지의 수단'이라는 인식이 매우 강하다. 그래서 조세정책의 변화에 매우 민감하며 심지어 증세보다 감세가 더 어렵다는 말까지 나온다. 불행히도 우리나라는 둘 중 어디에도 해당되지 않아 비교적 감세포퓰리즘이 잘 먹히는 경우에 속한다.    전문보기
엮인글 (0)    
엮인글 주소엮인글 http://weekly.changbi.com/trackback_post_284.aspx
[만화] 20세기 연대기: 1905년  

-----------------------------------------------------------------------------------------------------------------------

 전문보기

엮인글 (0)    
엮인글 주소엮인글 http://weekly.changbi.com/trackback_post_283.aspx
[특집 1] KBS사태에 중립지대는 없다  


강형철 / 숙명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이번 KBS 사장 해임사태를 보면서 그간 공영방송에 관심을 두고 공부해온 사람으로서 착잡한 마음이 든다. 무엇보다도, 우리가 KBS와 MBC 그리고 EBS라는 우수 공영방송을 가진 데에 자긍심을 느꼈던 것이 무색해졌다. 한국의 공영방송은 방송 품질 면에서 서구의 우수 사례에 비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 창의력이나 건전성이 서구의 그것들에 크게 뒤지는 것도 아니다. 더구나 상대적으로 미약한 공적 재원 규모나 군부독재가 남긴 외상을 고려한다면 지난 20년간의 발전상은 사실 놀라울 정도이다. 한국의 공영방송은 1987년 민주항쟁 이후 역동적 사회변혁의 중심에 서서 문화적·정치적 진보에 일정부분 기여하며 서구 공영방송의 일반적 모델에 근접하는 길을 걸어왔다. 이는 일본의 공영방송 NHK가 정적인 일본 체제를 반영하는 데 그쳐 문화적, 정치적으로 모두 보수적이며 관료적인 색채를 띠어온 것과 대비되는 점이었다.

그러나 이제 필자는 이러한 평가에 대한 회의가 든다. 공영방송 사장이 감사원의 표적감사에 의해 해임권고를 받고, 깨끗하지 못한 과정을 거쳐 임명된 여당측 이사들이 그에 대한 해임을 제청하고, 대통령이 이를 해임하는 한편, 검찰이 그를 잡아다가 조사를 벌이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국가의 일반적 속성을 생각하면 이러한 일들이 전혀 생소한 것만은 아니다. 그러나 국가의 명백한 침탈에 적지 않은 공영방송 종사자들이 침묵하거나 방관, 방조하는 상황이 당황스럽기도 하고 실망스러운 것이다. 이들이 그동안 방송을 통해 보여왔던 다소의 진보적 가치는 지난 노무현정권과 코드를 맞춘 데 불과한 것이었던가? 만약 그렇다면 지난 정권 내내 공영방송을 비판해왔던 보수진영의 주장이 옳았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렇다면 이는 다시 이들의 주장대로 코드 사장을 해임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전문보기

엮인글 (0)    
엮인글 주소엮인글 http://weekly.changbi.com/trackback_post_282.aspx
< PREV 1 2 3 4 5 6 7 8 9 10 NEX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