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걸 /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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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초반 캠퍼스의 한구석에서 민중, 민족, 민주라는 단어를 읊조리고 있었던 시대와 비교해 상황은 많이도 바뀌었다. 경제도 성장했고 정경유착으로 이득을 보던 정상배(政商輩)의 돈벌이도 많이 없어졌다. 민주적 절차에 의해 대통령이 선출되고, 자본과 기술력도 당시와는 너무나 차이가 난다. 그런데도 우리는 여전히 목마르다. OECD 최고수준으로 치솟은 자살률, 비정규직노동자 비율, 빈부격차 등 각종 수치들은 경제성장이 민초들의 생활안정으로부터 너무나 멀리 떨어져 있음을 의미한다. 경제회복이 선전되는 가운데서도 중국의 출구전략, 미국이 금융규제 강화에 의해 또다시 출렁이는 한국경제의 현실은 국민경제의 안정성이 심하게 손상되고 있음을 나타낸다.

먼지 먹은 헌책 속에서 잠잘 것만 같았던 민중, 민족, 민주라는 단어를 새삼 꺼내드는 이유는 한국경제에서 이 세가지 가치가 여전히 중요하기 때문이다. 경제운영의 목적이 대다수 민초들의 생활을 윤택하게 하는 '민중경제'의 발전에 있어야 한다는 점, 세계화시대에도 강력한 내수시장의 육성이 필요하다는 '민족경제'의 시점,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추진함에 있어서 '민주적 절차'의 필요성은 이 시대에도 계승하고 발전시켜야 할 중요한 가치인 것이다.

민중경제의 재구성

IMF 경제위기 이후의 경제성장 과정이 민중을 저버리는 기민(棄民)의 양극화성장에 불과했다는 점은 이미 상식에 가깝다. 이제 새로운 민중경제의 재구성은 복지가 단순한 '짐'이 아니라 21세기 경쟁력의 가장 중요한 '수단'이라는 점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나는 믿는다. '당근과 채찍'만이 아니라 안정된 사회 속에서 사람의 능력이 제대로 발휘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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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03 2010/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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