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희종 | 서울대 교수, 수의학
광우병을 일으키는 원인물질은 변형프리온이다. 변형프리온이 뇌나 척수, 장관(腸管) 일부에서 고농도로 검출되면, 그와 관련된 부위는 매우 위험한 것으로 분류된다. 최근 미국에서 수입한 쇠고기에서 등뼈가 발견된 것과 관련해, 한미 양국의 미묘한 태도 변화가 흥미롭다. 이 과정에서 우리 정부가 보여준 자세는 그동안 한국사회에 녹아 있는 서글픈 우리의 자화상을 되돌아보게 한다.
이번처럼 수입육에서 등뼈가 발견될 경우 현재의 한미 쇠고기 수입조건에 의해서도 충분히 수입중지 조치를 취할 수 있고, 과거 일본은 이와 유사한 상황에서 미국 쇠고기의 수입을 중단한 적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는 단지 검역만 중단하고 미국의 해명을 기다리겠다는 저자세를 취했다. 심지어 관련 고위공무원은 등뼈에서 척수는 제거되었으니 안전하다는 식의 황당한 입장마저 표명했다. 하지만 변형프리온의 경우, 일반 미생물은 죽는 고압멸균 조건에서도 그 병원성이 없어지지 않고, 또 1g 정도의 소량으로도 그렇게 큰 소에서 병을 일으킨다. 광우병은 이토록 적은 양으로도 감염력이 유지되기에, 등뼈에서 척수가 제거되더라도 그 등뼈는 오염 가능성이 있으므로 당연히 위험물질이 된다. 전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