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자세로 국민을 섬기는 대통령을 바란다  

김정남 /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2월 25일 국민들의 많은 기대와 우려 속에서 이명박 당선자가 제17대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지난 대선에서 국민들은 '경제 살리기'에 대한 열망으로 그를 선택했고 현재 경제상황이 내외적으로 어려운 점을 감안하면 국민들이 새 정부에 거는 기대치는 자못 크다 하겠다. 그렇더라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문제, 우리 사회를 더욱 정의롭게 만드는 데 밑받침이 될 대통령과 정부의 도덕성 문제에 대해 고언을 드리고자 한다.

지난 2월 21일 이른바 이명박특검은 이명박 대통령의 BBK 주가조작과 횡령, 서울 도곡동 땅과 다스의 차명소유, 서울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쎈터(DMC) 특혜분양 등 제기된 일련의 의혹에 대해 모두 '무혐의' 판정을 내렸다. 그가 도곡동 땅 매각대금 263억원 상당의 금융자산이나 주식 또는 부동산을 차명으로 소유한 사실이 없으므로 공직자윤리법과 공직선거법 위반 의혹 역시 모두 "혐의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특검의 '줄줄이 무혐의 결정'은 태산명동(泰山鳴動)에 서일필(鼠一匹)이라는 말 그대로였다.

이같은 특검의 발표내용은 작년 12월 5일 "이명박 대선후보는 이 사건과 무관하다"는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보다도 몇발 더 앞으로 나아간 것이다. 작년 검찰의 발표에서 도곡동 땅의 이상은씨 지분은 "제3자의 것으로 보인다"고 했는데, 이번 특검은 이상은씨가 그 땅의 실질 소유주라고 확인까지 해주고 있는 것이다. BBK는 대통령 자신이 설립했다고 말한 광운대 동영상도 "김경준과 BBK를 홍보해주기 위해 그렇게 말한 것"일 뿐 제기된 의혹의 직접증거가 되지 못한다고, 아예 대변인 역할까지 맡고 나선 것이다. 결과적으로 특검은 검찰이 쥐여준 것보다도 더 자상하고도 광범위한 면죄부를 대통령에게 쥐여준 셈이다.

면죄부를 쥐여준 BBK특검

특검의 조사기간이 너무 짧았음을 감안하더라도, 이명박 대통령의 권유로 50억원을 투자했다고 주장하며 이명박과 김경준을 상대로 민·형사상 소송을 벌였던 심텍의 전세호 사장이나 도곡동 땅의 원주인 등 핵심적인 사람들에게서 한마디 증언조차 듣지 못한 것은, 특검수사의 신뢰성이 결정적으로 의심받게 하기에 충분하다. 거기다 대통령 당선자의 법적인 지위와 그에 따른 예우문제까지 세심하게 배려하면서 '삼청각'이라는 음식점에서 했다는 이른바 '꼬리곰탕 조사'는 조사라기보다는 하나의 요식행위에 지나지 않았다고 보아 마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검은 "검은 머리 외국인에게 대한민국이 우롱당했다"는 수사(修辭)로 이 사건을 마무리지으면서 책임을 그 '검은 머리 외국인'에게 몽땅 떠넘기고 있다. 발표 당일까지 그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면 어쩌나 조마조마해하던 한나라당은 이를 기화로 특검을 관철시킨 야당에 대해 정치공세를 강화했다. 언론에선 특검 무용론 내지 낭비론을 들먹였다. 이명박 대통령은 특검의 수사결과 발표를 듣고 "다시 한번 모든 의혹이 해소되어 새 정부가 산뜻하게 출발하게 돼 다행"이라 말했다고 한다. 그러나 작년 12월 검찰의 수사결과를 신뢰하지 않았던 국민들 입장에서 이번 특검수사로 모든 의혹이 해소되고 진실이 밝혀졌다고 믿을 수 있을까.

야당은 특검 수사결과를 "권력 앞에 정의가 무릎을 꿇은 것"이라며, "언젠가는 역사가 진실을 밝힐 것"이라 경고했다. 실제로 살아 있는 정권, 이미 완장까지 차고 있는 기세등등한 정권에 대한 수사에서 진실이 밝혀지리라고 믿었던 국민은 많지 않을 것이다. 설사 특검 발표대로 법적으로는 혐의가 없다고 하더라도, 도덕적으로도 결백하다고 말할 수는 없는 것이다. 진실은 관련자들의 양심 속에 숨어 있다가 언젠가 다시 살아날 수도 있고, 무상한 권력의 부침에 따라 어느날 갑자기 그 모습을 드러낼지도 모른다. 분명한 것은 진실은 자신을 스스로 드러내 밝힐 수 있는 힘을 간직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세상에 '영구미제'는 없는 것이다.

국민들에게 겸손되이 사과해야

그러나 처음부터 이명박 대통령과 관련된 진실게임은 국민에게 큰 관심사가 아니었다. 국민은 대통령의 도덕성을 기대하지도, 신뢰하지도 않았다. 자식들 교육을 위한 위장전입이나, 아들을 자기 소유 건물의 관리인으로 위장취업시켜 탈세행위를 자행한 것 등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자식의 위장취업과 탈세가 BBK나 도곡동 땅 의혹보다 죄질이 나쁘다는 것이 대선 당시의 여론이요 분위기였다. 그렇기 때문에 국민들은 당시 검찰의 발표를 믿기보다는 '그보다 더한 짓도 할 수 있는 사람'으로 보았던 것이다.

그 무렵 국민들에게 알려진 그의 언행 또한 국민들 눈에 아름답게 비치지는 않았다. "어떤 유형의 업종에서는 못생긴 여자의 써비스가 더 좋다"는 말은 듣는 사람의 얼굴을 화끈거리게 했고, "나는 한점 부끄러움이 없다"는 말은 우리가 듣기에 매우 민망하며, "나는 그렇게 살아오지 않았다"는 거침없는 말은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분반(噴飯)을 금치 못하게 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대로, 대선에서 국민이 이명박 후보를 선택한 것은 그가 도덕적으로 깨끗하고 품격 높은 지도자이기 때문이 아니었다. "좀 더러우면 어떠냐. 품위가 떨어진다고 대수냐. 도덕적으로 좀 흠결이 있어도 괜찮다. 경제를 살려 국민을 잘살게만 해준다면 그래도 무능한 것보다는 낫지 않느냐" 하는 것이 당시 대통령을 선택하는 논리요 흐름이었다. 장관 청문회나 하다못해 국회의원 공천심사의 기준에 비추어보더라도 그의 도덕성은 좋은 점수를 받기 힘들었다. 그러나 대선 때는 총선 때와는 다른 논리와 흐름이 대세를 이루면서, 흔히 말하는 것처럼 '압도적 표차'로 대통령에 당선된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특검의 수사결과 발표를 보고, "그동안 너무 억울하고 오랫동안 힘들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힘들기야 했겠지만 크게 억울할 것은 없어 보인다. 먼저 자기 자신을 성찰하는 것이 순서일 테니 말이다. 두 손뼉이 마주쳐야 소리가 나듯이, 의혹도 홀로 솟구치지 않는다. BBK회장 명함을 사용한 것이나 BBK는 자신이 설립했다는 광운대 동영상에 대해서는 적어도 국민 앞에 먼저 사실을 고백하고 자신의 가벼운 처신에 대해 사과했어야 마땅했다. 비겁하게 특검 뒤에 숨일 일이 아니다.

나는 더 나아가 이대통령이 자신의 삶의 궤적에서 이미 드러난 도덕적 흠결에 대해 국민 앞에 겸손되이 사과하는 것이 정도라고 생각한다. 이는 결코 누구를 헐뜯고 흠집내려 함이 아니다. 그의 말대로 그것은 새 정부가 산뜻하게 출발하기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 그것이야말로 이른바 이명박의혹을 끝내고 씻어내는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길이다. 새 정부가 도덕적으로 새롭게 출범하는 것은 그 자신을 위해서나 국민을 위해서나 더욱 바람직하다.

도덕적으로 성숙한 대통령을 기대하며

정의를 말하는 자는 먼저 다른 사람의 눈에 그 자신이 정의롭게 비쳐야 한다. 사과하는 것은 지는 것이 아니요, 수치는 더욱 아니다. 그렇게만 한다면 국민은 다시 태어나는 대통령의 성숙한 모습에 감동하고 환호할 것이다. 그것은 또한 말로만이 아니라 행동을 통하여 낮은 자세로 국민을 섬기는 정부로 가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그것은 대통령과 함께 나라가 도덕적으로도 다시 시작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요컨대 우리는 국민의 자존심에 비추어 조금이라도 덜 창피한 대통령을 갖고 싶은 것이다. 그것은 차라리 간절한 기도요 처절한 절규이기도 하다.

2008.2.27 ⓒ 김정남

엮인글 (0)    
엮인글 주소엮인글 http://weekly.changbi.com/trackback_post_219.aspx
당선은 당선이고 특검은 특검이다   

조영선 / 변호사, 민변 사무차장

지난해 12월 이른바 이명박 특검법이 통과되자, 당선인의 친형 이상은, 처남 김재정씨 등은 이에 대한 헌법소원을 냈다. 그리고 법무부는 헌법재판소의 이명박 특검에 대한 의견 요청에 대해 '재판기관인 대법원장이 소추기관인 특검을 추천해 헌법상 권력분립 원칙에 위반되고, 입법권의 한계를 넘는 특정인에 대한 처분적 법률이며, 공무원인 일선 검사들을 수사대상으로 삼아 공무원의 정치적인 중립을 침해할 소지가 있고, 영장 없이 참고인을 강제구인하게 한 점 등은 위헌이라는 의견'을 제출해 이명박 특검에 대한 위헌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그리고 지난 1월 10일 헌재는 이른바 이명박 특검법이 처분적 법률로서 위헌인지, 대법원장 추천이 권력분립에 반하는지 등에 관하여 판단한 결과, 국회의 광범위한 입법재량권을 인정하면서 명백하게 자의적이거나 부당하지 않고, 무죄추정의 원칙, 명확성의 원칙 그리고 권력분립의 원칙 등에 위반하지 않는다며 동행명령제를 제외한 나머지 규정에 대하여 합헌 결정을 내렸다. 이는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헌재의 합헌 결정과 너무 나간 법무부

그러나 헌재의 결정으로 특검법에 실질적으로 달라진 것은 없으며, 원점으로 돌아온 것에 불과하다. 동행명령제가 합헌이라고 하였더라도 참고인들이 벌금을 감수하고 동행하지 않는다면, 영장에 의해 강제구인하지 않는 이상 동행명령제의 존재 여부에 관계없이 수사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결국 통상적인 영장에 의한 수사 및 증거보전 절차로써 진실 여부를 가려야 할 것이고, 수사주체의 수사의지 못지않게 관련 당사자들의 수사협조 여부가 관건일 수밖에 없다.

사실 1999년 이래 한나라당이 주도해온 수차례 특검에 대하여 침묵해온 법무부를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특검법은 검찰권력에 대한 견제 내지 반성적 고려에서 도입될 수밖에 없었으며 비상적 정치현실의 반영임을 부인할 수 없다. 특히 이번 특검은 비록 대선을 앞둔 정쟁과정에서 불거졌지만, 한편으로는 국민의 과반수가 검찰의 수사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는 현실에서 초래된 것이다.

국민의 기본권을 수호할 의무를 지닌 공익주체가 '이해 당사자'로서 헌법재판소에 의견을 제시한 것 자체를 탓할 수는 없지만, 법무부 내부에도 여러 의견이 존재하고 있었고 특검 실시의 책임이 여하튼 검찰 자신에게 있음에도, 이를 자성하지 않고 특검을 수용하겠다는 기존 태도와 상반되게 굳이 위헌의견을 밝힌 점은 검찰의 중립성을 스스로 해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처분적 법률에 대한 광범위한 입법재량권을 인정해온 헌법재판소의 기존 결정례를 모르지 않을 법무부가 굳이 일부 의견에 편승하여 위헌의견을 감수한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또한 대법원장의 특검 추천이 입법재량권에 속하는지 여부는 논외로 하더라도 추천과 임명, 이후의 수사 및 재판절차가 국회, 대통령, 특검, 법원 등에 의하여 기능적으로 분할되는 것이 오히려 현대적인 권력분립에 부합한다는 측면에 비추어도, 굳이 위헌의견을 제시할 만한 것이었는지 여전히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특검이 나아갈 길

만일 당선인의 경력, 재산 등에 대한 허위신고 사실이 드러난다면 공직선거법에 위반되어 당선무효 사유가 된다. 그렇다면 선거법을 위반한 대통령에 대하여도 헌법 제84조에 따라 임기개시 후 재판절차가 정지되는가. 논란이 있겠지만 헌법 제84조가 선거 등 절차적 정당성을 가진 대통령의 안정적 통치를 염두에 둔 규정이라면 반드시 정지된다고 볼 수는 없다.

정호영 특별검사는 최근 특검보를 추천하는 등 본격적인 수사에 나설 차비를 하고 있다. 이번 특검이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단기간의 수사라는 어려움이 있지만, 이 사건이 중대한 국민적 관심사일 뿐만 아니라 정치적 안정을 위해서도 중요한 사안이므로 조속하고도 공정한 수사를 통하여 진실을 밝혀야 할 것이다. 검찰이 통상적인 대질신문이나 소환조사조차 하지 않음으로써 스스로 의혹을 안았던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특히 특검은 도곡동 땅의 실소유자, 도곡동 땅 매각대금이 (주)다스에 유입된 경위, (주)다스가 190억원을 (주)BBK에 투자하게 된 경위, 당선인과 김경준의 LKe 등에 대한 동업과정, BBK 등에 대한 712억원에 이르는 투자유치 과정, 김경준의 (주)옵셔널벤처스코리아 주가조작 및 횡령 등에 대한 당선인의 가담 여부, BBK 투자금의 반환경위 등을 소상히 밝혀야 할 것이다.

지금 국민 대다수가 검찰의 수사결과를 불신하고 있는 상황에서, 당선인의 당선 여부에 관계없이 관련 의혹들이 명명백백히 밝혀져야 한다. 특검을 수용한 당선인 또한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여 정치적 안정을 도모하고, 국가 공권력에 대한 신뢰회복의 계기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누가 독배를 마실 것인가. 오로지 진실만이 알고 있다.

2008.1.15 ⓒ 조영선
엮인글 (0)    
엮인글 주소엮인글 http://weekly.changbi.com/trackback_post_208.aspx
BBK사건의 실체와 부실수사  

조영선
/ 변호사, 민변 사무차장


소위 BBK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발표가 있었음에도 국민의 과반수는 수사결과를 불신하고 있다. 오히려 자신이 BBK를 설립했다는 이명박 후보의 발언이 담긴 동영상이 유포되는 등 그 의혹이 증폭되고 있는 실정이다. BBK사건 수사는 대선시기에 유력한 대선후보를 상대로 한 것이라는 점에서 국민의 관심을 끌었을 뿐 아니라 해당 후보에 대한 검증의 일환으로 볼 수 있어 철저한 수사가 요구되었다.

더욱이 검찰로서는 소위 삼성비자금 폭로 및 특검 실시로 인해 잃어버린 국민의 신뢰를 만회할 기회였다. 그러나 여러가지 의혹에도 불구하고 서둘러 '혐의없음' 처분을 내림으로써 검찰은 스스로 국민의 신뢰를 저버리는 결과를 초래했다. 검찰불신시대에 검찰에게는 국민의 무지를 탓하기에 앞서 무엇보다 천심을 읽는 겸허한 자세가 필요하다.

검찰의 부실수사와 진실게임

검찰이 불신을 받게 된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소위 수사의 ABC랄 수 있는 관련 당사자의 대질신문, 소환조사가 진행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더욱이 누가 거짓말을 하는가 하는 진실게임에서 대질신문은 불가피한 수사과정이다. 또한 김경준과 이후보가 동업했다고 검찰이 밝힌 회사는 LKe, e-BANK KOREA인데, 하나은행의 내부조사보고서에 따르면 e-BANK KOREA는 싸이버 증권회사, BBK는 투자자문회사, LKe는 모회사로서 이 3개 회사는 소위 싸이버 증권거래를 위하여 설립된 것들이다. 동영상에서 이후보가 언급하는 '인터넷금융그룹'이란 이 회사들을 말하는 것이다. 이후보가 LKe의 대표이사직을 그만두었다고 해서 둘간의 동업관계가 끝났다고 보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한편 검찰은 이미 지난 8월 13일 '도곡동 땅이 맏형 이상은씨가 아닌 제3자의 것으로 판단한다'고 발표했고, 이번 수사과정에서도 '도곡동 토지매각대금 중 일부가 다스에 유입되었고 나아가 다스가 190억원을 BBK에 투자하였음'이 드러났다면, BBK사건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도곡동 땅의 소유자가 누구인지 밝혔어야만 했다. 더욱이 1993년 국회의원 재산공개 당시 이후보가 도곡동 땅을 처남 명의로 은닉한 사실이 폭로되었던 것에 비추어보면 더욱 그러하다.

거짓말을 하고 있는 사람은 누구?

BBK사건의 진실은 둘 중 한사람은 분명히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과 둘만이 이를 알고 있다는 것이다. BBK사건의 중요성은 BBK나 다스의 실소유자가 누구인가가 아니라 이후보가 김경준의 옵셔널벤처스 주가조작이나 횡령에 가담했는지이다. 그런데 여러가지 검찰 발표에도 불구하고, 이후보의 처남, 형, 교우가 대표이사로 있는 다스라는 회사가 34살의 재미교포 청년 김경준에게 6년치 순이익 190억원을 투자한 것이나, BBK 투자자들이 대부분 이후보의 지인이고 동영상에서도 나타났듯이 이후보가 BBK 투자유치를 위하여 노력했다는 점은 최소한 이후보가 BBK 설립 및 운영에 적극적 역할을 했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또한 동영상뿐만 아니라 언론 인터뷰 등에서 이후보 스스로 BBK를 설립했다고 한 발언이나 e-BANK KOREA 및 MAF펀드 홍보책자에 회장으로 소개된 사실, 이후보를 상대로 한 심텍의 가압류 등을 보면, 이후보가 '인터넷금융그룹' 설립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쳤음을 추정케 한다. 더욱이 BBK가 금융감독원에 의해 투자자문업 등록이 취소되자 BBK 지인들은 대부분 투자금을 반환받았으며, 이 투자금 중 일부는 김경준이 옵셔널벤처스에서 횡령한 돈이다. 또한 김경준의 주가조작 시기인 '2000년 12월부터 2001년 12월 사이'에 이후보도 2000년 2월 18일부터 2001년 4월 18일까지 LKe의 대표이사이자 주주로서 김경준과 동업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투자와 반환, BBK의 운영 등에 이후보가 어떤 역할을 했을지는 의문이 아닐 수 없다.

불신받는 검찰수사와 특검의 도입

검찰이 BBK사건 수사에 대한 의지와 진정성을 주장함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국민들의 의혹을 해결하지 못했다. 이렇듯 일반 국민이 납득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검찰이 수사를 지속하지 않고 서둘러 사건을 무혐의 종결할 이유는 없었다. 이번 사건은 검찰이 정치권력으로부터의 독립을 가늠하게 하는 의미있는 사건이었음에도, 결국 특검이 도입되는 사태가 초래되고 말았다.

특검의 도입은 검찰이 정치권력·경제권력으로부터 독립되는 것 못지않게, 검찰권력 '스스로' 정치권력·경제권력으로부터 독립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중요한 징표가 되었다. 누가 감히 검찰을 좌지우지 할 것인가. 검찰이 스스로 바로서야 나라가 선다. 올 한해는 검찰에게는 불운한 한해였을지라도 정의는 바로 세워야 한다. 그리고 그 길에 양심있는 국민들이 함께 나서야 한다.

2007.12.18 ⓒ 조영선
엮인글 (0)    
엮인글 주소엮인글 http://weekly.changbi.com/trackback_post_199.aspx
< PREV 1 NEX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