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석에 해당되는 글 1

  1. 2008/10/15 '불가능한 것을 요구하라'
강의석의 경우

조광희 / 영화제작자

합리적인 사람은 세계에 자신을 적응시킨다. 비합리적인
사람은 세계를 자신에게 적응시키려는 시도를 고수한다.
그래서 모든 진보는 비합리적인 사람에게 달려 있다.
- 죠지 버나드 쇼


최진실씨의 애석한 죽음이 포털의 검색순위 1위를 차지할 때, 그 아래에는 건군기념 행진중인 전차를 알몸으로 가로막은 강의석의 소식이 있었다. 예상했듯이 그 시위 또는 공연은 뉴스에서 악플로, 찬반양론으로 번져갔다. 그는 고교시절 학내 종교수업을 거부하면서 알려진 이후 다양한 활동으로 언론의 조명을 받아왔다. 개혁가와 언론노출이 지나친 사람이라는 상반된 평가가 뒤따르는 그를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 양심적 병역거부를 넘어서 아예 '군대를 폐지하자'는 그의 주장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2001년 임종인 전 의원이 후배변호사인 내게 '여호와의 증인'들의 병역거부사건을 함께 변론하자고 했을 때 처음에는 어떤 의미인지 잘 몰랐다. "양심과 종교 때문에 군대를 안 가겠다면 군대는 누가 가고, 나라는 누가 지키나"라는 소박한 생각을 했을 뿐이다. 당시에는 여론도 그러했다. 그러나 가족들과 활동가들을 통해 이유와 배경을 알게 되면서 내 생각은 바뀌었다. 군사법원에서 열린 첫 재판 때 판사가 피고인에게 물었다. "지금은 전쟁중이 아니라서 적군을 죽이지 않고 군사훈련만 하면 되는데 굳이 훈련까지 거부할 필요가 있습니까?" 이에 대한 스무살 남짓한 피고인의 답변은 남달랐다. "여러분 같으면 어머니, 아버지를 죽이는 연습을 할 수 있습니까? 군사훈련은 제게 그런 것입니다." 나는 그때 비로소 '양심적 병역거부'가 어떤 사람에게는 도저히 피할 수 없는 선택이자 가장 절박한 몸부림이라는 것을 깨달았고, 그것을 충분히 공감하지 못한 채 논리만을 이해하고 변호인으로 나선 나 자신이 부끄러웠다. 7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도 대체복무제는 실시되고 있지 않지만 그들의 주장은 더이상 황당하다고 여겨지지 않는다.

more..

2008/10/15 2008/10/15
< 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