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봉 / 원광대 교수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14년이면 남북이 함께 편찬한 사전, 《겨레말큰사전》이 나올 것이다. 예정대로라면 그렇다. 돌이켜보면 2005년 겨레말큰사전편찬위원회(이하 편찬위원회)가 결성되었을 때 우리는 남북이 함께 우리말사전을 편찬한다는 데 흥분했고, 이 사전이 분단 이전과 이후의 우리말을 집대성한 최초의 사전이 될 것으로 기대했었다. 이렇게 흥분과 기대 속에 시작한 일이었지만 사전의 탄생을 기다리는 우리의 마음은 자못 넉넉했다. 분단 이후 남북이 각자의 규범을 세웠고 서로 다른 방식으로 우리말을 다듬어온 터라 함께 조사하고 조정하는 일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상했고, 지루하고 지난한 조정과정도 통일을 준비하는 일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그렇게 5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고은 시인(겨레말큰사전사업회 이사장)에게서 사전편찬 사업이 중단될 위기에 이르렀다는 호소를 들어야 했다. '우리 민족이 함께 쓸 사전 하나 가져봤으면' 하는 소망이 정치상황에 휩쓸려 어그러지는 일이 되풀이되어야 하는 것인지, 시인의 호소를 듣는 마음은 안타깝다 못해 참담하다.

분단된 남과 북, 갈라진 우리말사전

1948년 4월 6일, 서울 YMCA 회관에서는 《조선말 큰 사전》 첫째권 간행 축하회가 열렸다. 1929년 민족정체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일념으로 조선어사전편찬회를 결성한 이후 조선어학회사건이라는 모진 탄압을 이겨낸 끝에 해방 조국에서 내놓은 첫번째 결실이었으니 참석자들의 감회는 말로 형언할 수 없었을 것이다.

전문보기

2010/10/13 2010/10/13

고은 / 시인

지난여름 만났을 때 둘 사이에는 소주가 있었소, 그래서 둘은 셋이 되었고 그 셋은 끝내 하나가 되고 말았소. 인상적이었소. 이장욱 형. 그날 나는 좀더 말하고 싶은 것들이 남아 있었으나 제한된 사정에 따랐소.*

장욱 형. 올해는 우연찮게 한국 현대시 1백년이라는 시점의 뜻을 새기는 해이기도 했소. 1908년 <해에게서 소년에게>가 발표된 것을 현대시의 원표(元標)로 산정한 바에 별다른 이의를 달지 않는 관행은 이제 자연스럽기까지 하오. 이 시가 작자 자신의 떳떳한 작품일 수 없다는 사실은 행여 영국 낭만주의 시의 한 모작(模作)이라는 혐의 때문인지 모르거니와, 정작 작자 자신도 최남선이라는 작자의 이름을 양심 밖에서 오금박지 않았던 것이오. 

more..

2008/11/26 2008/11/26
태그
< 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