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엽 | 한신대 교수

고등학교 시절에 수학 공부를 하려고 《수학의 정석》이라는 책을 샀었다. 수학 교과서가 있긴 했지만 지질도 나쁘고 내용도 고만고만한 게 풀어볼 문제도 적어서 별 쓸모가 없었다. 그래서 《정석》을 사면서 그냥 《정석》을 교과서로 하면 될 텐데 뭣 하러 교과서를 따로 사라고 하는지 의아해했다.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그 이유를 알게 되었고, 그게 꽤나 구질구질한 우리 사회의 자화상 중에 하나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런 중 지난달 20일 서울지역 고교 교사 30명이 교과서채택 비리로 적발되었다는 신문기사를 읽으며 악습이 여전할 뿐 아니라 더 고약해진 데도 있음을 알았다. 신문들은 교육은 뒷전이고 잿밥에 눈먼 교사들을 맹비난했는데, 그들이 질이 상당히 안 좋은 교사라는 것에는 십분 동의하지만, 수십년 동안 악습을 고칠 능력이 없었던 우리 사회의 무능함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겠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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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06 2006/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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