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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2/22 서로 이길 수 있는 게임을 하라


이남주 / 성공회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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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1976년 미국의 전설적인 복서 무하마드 알리와 일본의 유명 프로레슬러 안토니오 이노끼의 대결을 기억하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요즘 유행하고 있는 이종격투기의 선조격이라고 할 이 경기는 기대와 달리 매우 싱겁게 끝났다. 이노끼는 링에 누운 채로 알리의 정강이를 걷어차는 것으로 일관했고 알리는  이노끼가 일어나면 한방 날릴 자세만 취하는 지루한 상태가 15라운드 동안 지속되다 결국 무승부로 대결이 마무리되었다.

경기가 끝난 후 다리가 퉁퉁 부운 알리는 이노끼가 누워서 돈을 번다며 비난의 독설을 날렸다. 그러나 종목이 다른 두 사람이 정상적으로 게임을 펼칠 수 있는 규칙을 만들지 못했을 뿐 아니라 알리 측의 요구로 프로레슬링의 주요 기술을 금지한 이면합의가 맺어진 내막을 보면 이는 필연적인 결과였다. 스탠딩 자세로 알리와 대적할 무기를 잃은 이노끼는 자신에게 불리한 조건을 피하기 위해 누운 채로 싸우는 것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경기 후 사정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이노끼를 일방적으로 비난했으나, 그는 굴욕을 견디며 주어진 조건에 맞는 매우 적절한 선택을 한 것이었다.

남북관계에 적합한 게임의 무대란

이처럼 게임에서는 참가자의 능력뿐 아니라 경기규칙과 환경이 승부에 큰 영향을 미치게 마련이다. 따라서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면 무엇보다도 자신에게 유리한 게임무대를 선택하거나 만들 필요가 있다. 남북관계도 마찬가지이다. 남북관계가 장기적으로 화해와 협력의 방향으로 발전해야 하지만 여전히 여러 영역에서 경쟁적인 면도 있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문제는 어떤 방식으로 어떤 무대에서 경쟁할 것인가이다. 당연히 분단이라는 악조건에서도 우리가 쌓아온 성과를 계속 발전시키고, 한반도 민중의 이익을 증가시킬 수 있는 경쟁의 무대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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