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호 | 전 민주노총 위원장

새해 벽두부터 온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현대자동차 파업사태가 20여일 만에 극적으로 타결되었다. 민주노조운동의 상징인 현자 노조와 우리나라 굴지의 자본권력인 현대자동차의 갈등은 우리 사회 노사관계의 대리전이면서, 노동운동의 현주소이기도 하여 전사회적 이목이 집중되었다.

국민 여론을 등에 업은 언론의 총공세, 지역 시민사회단체를 표방한 보수 우익의 준동, 공권력을 투입하겠다는 등의 국가권력을 빙자한 정부의 위협, 국가경제 위기를 앞세운 경제5단체의 협박, 때맞춘 전 위원장의 구속으로 노조의 도덕성에 똥물을 끼얹은 검찰의 개입 등 사면초가에서도 노조는 부분파업을 강행하면서 정면으로 맞섰고, 회사는 결국 노동자의 단결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 과정에서 노사는 막대한 정치적·경제적 손실을 입게 되었고, 결국 노사 양쪽 모두에게 회복하기 힘든 상처를 남겼다. 또한 노사관계에 대한 올바른 이해나 균형잡힌 시각이 부족했던 우리 사회는 셈하기조차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부담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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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1/24 2007/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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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옥 | 시민발전 대표, 전태일기념사업회 운영위원

최근 한국 노동운동의 현실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세가지 사건이 있었다. 발전노조 파업, 한국노총과 경총의 복수노조-전임자 임금문제 5년 유예 담합에 뒤이은 노사정 3년 유예 합의와 로드맵 타결, 보건의료노조의 산별교섭 타결이 그것이다. 지난 9월 4일 한전 산하 중부, 남동, 동서, 남부, 서부 등 5개 발전회사로 구성된 발전노조가 파업에 들어갔다. 그러나 정부의 강경대응과 직권중재, 40% 이하로 떨어진 파업참여율로 15시간 만에 파업을 철회하고 말았다. 쟁점사항에 대해 회사로부터 아무것도 얻어내지 못하고, 게다가 발전노조가 부각시키려던 발전 5사 통합이나 민영화 반대 등 이른바 사회공공성 투쟁의 관점에서도 의미있는 의제화를 달성했다고 보기 어려운, 사실상 철저하게 패배한 파업이었다.

파업은 노동자의 유일하고도 유력한 무기임을, 때문에 맨 마지막에 꺼내드는 최후의 무기임을 모르는 노동자나 노동조합은 없다. 그리고 오늘날 파업에 대해 언론이 유리하게 보도하는 경우 또한 거의 전무하다는 사실을 모르는 노동조합도 없을 것이다. 대기업이나 공공부문 노동조합의 파업은 시민사회의 여론에 촉각을 세우고 민감하게 받아들여야 할 정도로 그 자체 사회책임성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는 노동조합도 없을 것이다. 더구나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의 지옥에서 탈출하고자 몸부림치는 노동자들의 파업에 대해 일정하게 공감대가 있었던 1980년대와 달리 오늘날에는 특히 대기업 공공부문의 파업에 대해서는 오히려 정규직 고임금 노동자들의 배부른 투정이라는 즉자적 반감이 널리 존재한다. 그런 면에서 단순히 조합원의 강철같은 단결만으로 승리하는 파업전술의 시절은 이제 지나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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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13 2006/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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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형제 | 울산대 교수, 사회학

1987년은 일반적으로 대통령직선제를 부활시킨 6월항쟁과 6·29선언으로 기억되지만, 사실 그해 7-8월의 노동자대투쟁도 그 못지않게 중요한 역사적 의미를 지닌다. 당시 현대중공업을 비롯해 울산의 10만 노동자들이 각종 중장비를 끌고 시청으로 행진하는 모습을 목격하면서 우리는 노동자시대의 개막을 실감할 수 있었다.

노동자대투쟁을 계기로 한국의 노동자들은 저임금·장시간 노동, 강압적 노동통제의 굴레를 벗어던지고 자신들의 권리를 실현할 수단인 노동조합을 조직하기 시작했다. 이는 사회의 구석구석으로 들불처럼 번져갔고, 이때부터 한국사회는 형식적 차원에서나마 국민이 주인이 되는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었다. '87년체제'라는 용어는 1987년에 발생한 일련의 사건들이 이후 한국사회의 성격을 규정한다는 뜻으로 쓰이는데, 그 핵심적 내용은 정치적 민주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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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7/19 2006/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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