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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2/16 기업과 시장에 점령당한 캠퍼스

대학의 위기와 '문화전쟁'

김누리 / 중앙대 교수

사진: 김누리
오늘 한국 대학은 총체적 위기에 처해 있다. 진리를 추구하는 '교수와 학생의 자유로운 공동체'로서 지녔던 학문적 정체성은 흔들리고, 정부의 지원을 받는 공적 기관으로서 견지해야 할 사회적 정당성은 동요되고 있으며, 사적 이해에 얽매이지 않는 공정하고 불편부당한 권위라는 도덕적 신뢰성도 의심받고 있다. 대학은 지금 정체성의 위기, 정당성의 위기, 신뢰성의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위기는 무엇보다도 대학 패러다임의 급진적 전환에서 비롯한 것이다. 패러다임 전환의 징후는 이미 1990년대 초부터 나타났다. 대학 캠퍼스를 짓누르던 군사독재 30년의 어두운 그림자가 사라진 자리에 시장독재의 휘황한 광채가 새로운 점령군처럼 퍼져갔던 것이다. 대학은 급격히 '기업'이 되었고, 캠퍼스는 삽시에 '장터'로 변했다. '문민정부'의 출범과 함께 '정치총장'의 자리에 기업식 대학경영을 외치는 '경영총장'이 들어앉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더니, 급기야 재벌단체 간부 출신의 전문경영인이 총장으로 영입되는 일이 놀라울 것 없는 세상이 되었다.    

정치총장이 물러난 자리에 경영총장이…

동시에 대학이 직접 기업을 설립·경영하는 '대학기업'이 생겨나고, 시장에 뛰어들어 적립금을 주식이나 펀드에 투자하는 일이 다반사가 되더니, 마침내 최고의 국립대학마저 '주식회사 서울대학교'로의 변신을 꿈꾸는 지경이 되었다. 캠퍼스의 변화도 눈부시다. 스타벅스 파파이스 던킨도너츠 등 다국적 체인점이 교정에 들어서고, 홈플러스 같은 종합쇼핑몰까지 유치하려고 경쟁을 벌이는 실정이다. 대학건물 또한 '김우중 기념관' '이명박 라운지' '호암생활관' 등 기업인의 이름을 달고 있거나, 삼성문화관 LG생활관 포스코관 등 기업의 상호를 자랑스럽게 이마에 붙이고 있는 형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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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16 2009/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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