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신규 | 문화활동가, 민예총 정책기획팀장

오는 3월 18일로 지난 2005년 유네스코 총회에서 통과된 '문화다양성 협약'(문화콘텐츠와 예술적 표현의 다양성 보호를 위한 협약)이 발효된다. 이 협약은 1995년 세계무역기구 출범 이후 다자간투자협정(MAI)이 문화분야 같은 비무역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인식에서 나온 것이다. 이에 따라 각 당사국은 자국의 문화적 표현이 위협받거나 취약한 상황에 처할 경우 문화다양성 보호와 증진을 목표로 규정을 만들거나 재정을 지원하는 방안을 채택할 수 있다. 한국은 이 협약의 통과에 찬성했지만 현재 국회 비준이 미뤄지고 있다.

'문화다양성 협약'이란 단어를 접하면 나는 상반된 두 장면이 떠오른다. 하나는 2003년 10월 크로아티아에서 열린 제2회 문화다양성을 위한 국제네트워크(INCD) 총회의 광경이다. 나 자신도 대표단의 일원으로 참석한 이 국제회의에서 한국은 스크린쿼터라는 제도를 통해 자국의 문화적 독자성과 다양성을 지켜낸 모범사례로 부각된 바 있다. 다른 하나는 지난해 서울 거리에서 벌어졌던 영화인들의 길고 고단했던 싸움이다. 이 두 풍경을 연결하는 단어는 실상 '문화다양성'이 아닌 '스크린쿼터'라고 보는 게 정확할 것이다. 2006년 스크린쿼터 축소에 맞선 영화인들의 싸움은 한편에선 '문화주권 수호'라는 지지를 받았지만 정부와 주류언론으로부터는 '국익에 반하는 업계 이기주의'라는 비판을 받았다.

more..

2007/03/07 2007/03/07
태그

김종엽 | 한신대 교수, 사회학

나는 지금 연구년 출장으로 캐나다 밴쿠버에 와 있다. 이곳 밴쿠버가 북미대륙의 여러 도시들 중에 한국인의 조기유학이 집중되는 지역 가운데 하나라서 조기유학을 시키고 있는 부모들을 여럿 만나게 된다. 나 역시 아이들을 데려와서 캐나다 학교에 보내고 있으니 그런 기회가 많은 것은 자연스런 일이고, 그래서 뜻하지 않게 조기유학의 실태를 가까이서 접하게 된다. 그리고 거기서 더 나아가 한 지역에 집중된 우리의 조기유학이 해당지역의 교육조건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을 보게 되었다. 조기유학의 현장과 실상을 알려주는 글과 책은 많으니 후자를 보여주는 에피소드 하나를 살펴보자.

지난해에 밴쿠버가 속해 있는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BC)주에서는 신자유주의를 내세우며 집권에 성공한 자유당과 공공부문 노동자들 간의 대립이 심각했다. 이 대립 중에서 가장 격렬한 것이 BC교사연맹과 주정부 간의 대립이었다. 교사들의 파업으로 인해 2주일간 수업이 전면 중단되었던 것이다. 이 대립은 외양적으로는 타협으로 끝났지만 전체적으로 보아 교사연맹의 승리였다. 교사연맹은 높은 수준의 단결을 과시했고, 임금인상 요구를 자제하고 교육여건의 악화를 막는 투쟁에 주력함으로써 대중적 지지를 이끌어냈으며, 그런 단결력과 대중적 지지에 힘입어 주정부의 신자유주의 드라이브를 상당정도 막아냈기 때문이다.

more..

2006/05/17 2006/05/17
태그,
< 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