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우 / 문학평론가, 서울대 노문과 강사

최근에 나온 《번역비평》(고려대학교출판부) 창간호를 흥미롭게 읽었다. 작년에 발족한 한국번역비평학회의 연간 학술지이다. 지난 10월 영미문학연구회의 정기학술대회에서도 '번역과 영미문학의 미래'라는 주제가 다뤄진 걸 보면, 번역에 대한 한국 지식사회의 문제의식은 어느 때보다도 널리 공유되고 있는 듯하다. 여기에는 인터넷을 통해 활성화된 번역비평과 작년에 불거진 대리번역 파문 등도 한몫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번역비평》과 학술대회 발표문들을 읽으며 새삼스레 들여다보게 되는 것이 우리의 우려할 만한 번역현실이다. 사실 이에 대해서는 이미 박상익 교수가 《번역은 반역인가》(푸른역사 2006)를 통해서 신랄하게 고발하고 비판한 바 있다. 그대로 옮겨보면, "우리가 읽는 책의 태반은 번역서이다. (…) 그러나 현실을 돌아보면 우리의 번역문화는 척박하기 그지없다. 예나 지금이나 오역과 비문으로 가득한 번역서들은 독자들에게 좌절과 환멸을 수시로 안겨주고 있으며, 동서양의 주요 고전들 중 상당수는 아예 번역·소개조차 안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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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04 2007/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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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 번역의 과제들

안선재(Brother Anthony) | 한국문학 번역가, 서강대 명예교수

한국인들은 흔히 한국문학이 해외에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고 말한다. 번역 출간된 작품이 너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 2001년 이후에 70편이 넘는 작품이 영어로 번역되었고 다른 언어로 번역된 작품 수는 분명히 그보다 더 많다. 자주 듣는 또다른 말은, 한국문학의 번역은 형편없어서 노벨문학상 같은 것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나의 첫번째 답변은, 최근에 작품이 거의 번역되지 않은 상황에서 노벨상을 수상한 작가들도 있다는 것이다. 번역과 성공적인 마케팅은 노벨상을 타는 선행조건이 아니다. 두번째 답변은 지난 10년간 내가 봐온 한국문학 번역작품은 원작의 내용을 충분히 정확하게 반영한다는 점에서 질적으로 상당히 괜찮다는 것이다. 세번째 답변은 노벨상 수여기관인 스웨덴 왕립아카데미 회원들이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의 의견에 따르면) 세계 곳곳에서 씌어진 문학작품을 비교하여 평가할 수 있는 능력이 명백히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최근에 그들이 내린 판단은 대부분 심각한 문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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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5/15 2007/05/15

무엇을 번역할 것인가

윤지관 | 한국문학번역원 원장. 덕성여대 교수, 영문학.

세계화라는 말은 이제 더이상 전문용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일상적인 단어가 되었다. 지금이 세계화의 시대라는 표현은 너무 흔해서 오히려 의미를 상실할 지경이고, 심심치 않게 눈에 뜨이는 동남아출신 노동자나 때때로 맛보는 퓨전요리로 그 명제가 구호만은 아님을 실감하기도 한다. 문학에서도 세계화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문인들의 해외방문이 잦아졌고 그 경험은 그들의 작품 속에 직간접적으로 반영된다. 세계화의 현실에 적극 대응하고 활로를 모색하려는 작가들의 시도가 전에 볼 수 없던 문학계의 풍경을 낳는다.

망명기간 동안 미국과 독일을 전전했던 소설가 황석영은 수년째 런던과 빠리를 생활공간으로 삼아 말 그대로 문학인의 코스모폴리타니즘을 실천하고 있고, 작가회의의 젊은 문인들이 베트남을 비롯한 아시아와의 소통을 본격화하고 있는 것도 한 예이다. 한국문학을 세계화한다는 것이 문단이나 사회의 과제가 되어 있지만, 따지고 보면 우리 문학의 내용 속에는 세계화의 양상들이 이미 틈입해 있다. 얼마 전 한국문학번역원에서 주최한 토론회 '한국문학의 세계화의 현실과 전망'에서 소설가 오수연이 "이미 한국문학의 내용적 세계진출"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한 것도 이런 취지에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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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09 2006/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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