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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2/23 정부는 도대체 어디에 있는가


최태욱
/ 한림국제대학원대 교수

사진: 최태욱
많은 이들이 세계화의 급격한 진행을 언급하며 21세기는 드디어 하나의 지구촌이 완성될 시대라고 말하곤 한다. 그러나 지구는 아직도 넓고 인간의 삶의 방식은 여전히 다양하다. 가끔 TV에서는 지금까지도 문명이 전혀 미치지 않는 곳에 살고 있는 말 그대로 '토인'들의 생생한 모습을 보여준다. 어릴 때 역사 교과서에서나 읽고 상상하던 원시인들의 삶의 모습이 거기 그대로 있는 것을 보면 그저 신기하기만 하다. 당장 비행기를 타고 몇시간만 이동하면 수천년 전의 인간과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

내가 자주 보는 또다른 성격의 TV 프로그램은 현재 KBS에서 방영중인 <동행>과 같은 민생 다큐멘터리다. 거기에는 하루도 쉬지 않고, 잠자는 시간 외에는 온갖 고된 노동을 다 하지만 언제나 가난하고 언제나 고달픈 지금 이곳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걸 보고 있노라면 슬프고 답답하고 가슴 아프다가 결국엔 어딘가 혹은 누군가에 대해 화가 나곤 한다. 어느날은 문득 유럽의 복지국가에 사는 사람들이 이같은 한국 다큐멘터리를 본다면 어떤 생각을 할지 궁금해졌다. 혹시 그들은 우리 서민들의 삶을 보며 내가 TV에서 현시대의 토인을 볼 때 가졌던 신기하기까지 한 그 아스라함을 느끼는 게 아닐까?  
 
냉혹한 시장논리, 무너지는 삶의 존엄

내가 토인들의 원시적 삶에 놀랐듯이 아마 그들은 한국인들의 '시장적' 삶에 놀랄 듯싶다. 화면을 통해 시장의 약자는 낙오될 수밖에 없는 냉혹한 한국의 현실을 바라보며 자신들의 선조도 저렇게 살았다는 사실에 새삼 경악할 것 같다. 돈이 없으면 자식들 교육도 제대로 못 시키고, 심하게 아플지라도 병원 가길 두려워하며, 살 집 걱정에 늘 불안해하는 한국 서민들의 현재 모습이 그들 눈에는 그저 아득한 옛날 일로 비칠 것이다. 그들 중 동정심 많은 이들은 필경 '저렇게 열심히 일하는데도 어떻게 그리 가난할 수밖에 없는가! 저렇게 최선을 다해 성실히 사는데도 왜 저들은 떳떳하지 못하고 언제나 누군가에게 굽실거리고 비굴해야만 하는가! 분명 저들의 잘못이 아니지 않는가!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생각으로 머리가 어지러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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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23 2009/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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