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 / 교육평론가

이명박정부의 교육정책은 자율과 다양성을 강조한다. 자립형 사립고(자사고) 공약도 '고교 다양화 300'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자율과 다양성을 강조하므로 얼핏 자유주의 철학에 기초한 발상으로 보인다. 그런데 속내를 들여다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 특히 교육의 가장 중요한 주체인 교사의 자율성은 온데간데없고, 학교의 자율성만 옹호되고 있다. 학교의 운영진, 특히 사학재단의 자율성만이 강조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자율이란 고전적인 근대의 개념으로서, 궁극적으로 개인의 수준에 적용되는 것인데, 이명박정부의 교육정책에서는 자율이 집단 혹은 단체의 수준에만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 교육에 다양성이 부족한 것은 교사의 자율성이 보장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무척 획일적인 교육과정과 학제를 가지고 있다. 교과서는 검인정제도를 채택하고 있으나 실질적으로 소단원과 제목까지 똑같아서 국정교과서나 다름없다. 교육과정은 극히 세부적인 영역까지 '가르쳐야 할 것'과 '가르쳐서는 안될 것'이 규정되어 있다. 다른 교육선진국과 비교할 때 교과목과 교과분량이 지나치게 많아, 학생들에게 탐구와 발견의 경험을 유도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결국 전국 어느 학교에서나 붕어빵식 교육과 붕어빵식 평가가 이뤄진다. 제도가 획일적인 주입식 교육을 조장하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교육의 다양성이 꽃피는 것은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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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1/29 2008/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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