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환
/ 서울대 교수,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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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1일 자정 가까운 시각, 미국 하원은 의료보험 개혁 법안을 통과시켰다. 지난해 하원과 상원이 차례로 각기 법안을 통과시켰지만, 올 1월 보궐선거에서 고 에드워드 케네디의 상원 의석을 잃는 바람에 공화당의 필리버스터(filibuster,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저지할 60석이 무너지는 위기를 맞기도 했다. 공화당이 양원 최종안 통과를 무산시킬 것이 분명해 보이는 속에서도 의보개혁은 마침내 성공한 것이다. 이로써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몇주 동안 반대하는 민주당 하원의원들을 집요하게 설득해 상원의 법안을 하원이 통과시키는 방법으로 일년 이상 계속된 정치적 갈등을 딛고 큰 승리를 거두었다.

물론 법안 통과를 위한 타협 탓에 애초의 구상에서 많이 후퇴했고, 일부 전문가들은 차라리 포기하는 게 낫다는 비판까지 했다. 그러나 연구를 위해 미국에 잠시 체류하고 있는 필자의 눈에도 이날의 역사적 의미는 피부로 실감할 수 있었다. 

100년 만의 의보개혁, 신선한 충격

우선 세계최강의 선진국에서 무려 5400만명이 의보가 없는 상황에서 3200만명을 의보대상자로 함으로써 향후 미국 시민 모두가 의보혜택을 받을 길을 열었다. 시장만능주의가 지구를 휩쓰는 가운데 그 심장부 미국에서 의료의 '공공성'을 중시하는 철학이 일정한 승리를 거둔 것이다. 이번 의보개혁은 빈곤한 계급계층에게 의료제공을 확대한다는 점에서 민주주의의 내실화를 뜻하며, 더구나 의회 예산국의 공식 보고에 따를 때 장기적으로 정부 재정부담과 사회적 비용을 크게 줄이는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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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31 2010/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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