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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8/06 시 〈광야〉와 더불어

고은 / 시인

8월을 살고 있다. 8월은 어떤 질문도 쓸모없는지 모른다. 세상에 나올 것은 다 나와버렸다. 벌써 열매를 맺은 삶의 완료도 하나둘이 아니다. 그러므로 어떤 질문도 8월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있어야 한다. 질문이란 뭇 생명의 출현에 관련되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이 ‘8월의 햇빛’을 말한 적이 있다. 그것을 태초의 빛이라 했다. 신이라든가 인간이라든가 하는 것들이 존재하기 전의 순수한 빛이라 했다. 과연 8월 대기의 밀도 속으로 꽂혀내리는 빛은 그 시원적 무위의 진공(眞空)을 이루어내는 듯하다. 한없이 투명하다. 그리고 한없이 요원하다.

동북아시아 한반도에서 이런 8월의 오후 2시쯤의 햇빛은 풍경이나 풍경 속의 인간을 투명체로 만들어버릴 듯하다. 이런 빛에 질세라 그 더위 역시 그동안의 눅진눅진한 습기를 모조리 걷어낸 그 절대건조 속을 속속들이 달구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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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06 2008/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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