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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3/17 일본의 민주당정권 6개월

'탈아'와 '입아' 사이에서

손열 /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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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6일은 후꾸자와 유끼찌(福澤諭吉)가 《지지신보(時事新報)》에 저 유명한 〈탈아론(脫亞論)〉을 게재한 지 꼭 115년째 되는 날이다. 또한 작년 선거혁명으로 집권한 민주당 정권출범 6개월이기도 하다. 하또야마 내각은 과거 자민당정권의 과도한 미국의존 외교로부터 탈피하여 좀더 주체적이고 아시아중심적인 외교를 펼쳐나가겠다고 공언해왔다. '탈아(脫亞)'를 탈(脫)하여 '입아(入亞)'하겠다는 것이다. 자고로 국내정치와 국제정치는 서로 긴밀하게 엮여 있다는 점에서 19세기의 '탈아'가 메이지유신 이래 근대화 추진전략의 대외적 표현이라면, 21세기 '입아'는 새 일본의 구축을 위한 "헤이세이(平成, 현 아끼히또 천황의 연호) 유신"의 주요전략이 될 것이다. 과연 민주당정권은 지난 6개월간 이런 방향으로 일본을 이끌어왔는가. 일본은 어디까지 와 있는가.

19세기 말 후꾸자와가 탈아론을 주창한 배경에는 서양화(化)를 하지 않으면 서양의 지배를 받을 수밖에 없다는 절박한 상황인식이 자리하고 있었다. 동양의 구체제로는 더이상 독립을 지킬 수 없다는 위기감이 무혈의 메이지유신을 가능케 했고, 서양문물을 적극 도입할 수 있는 문화적 공간을 열었다. 여기서 후꾸자와의 역할은 혁명적이었다. 그는 서양의 길을 새로운 문명의 표준으로 설정했다. 서양을 '금수(禽獸)'에서 '문명'으로 바꾸어놓은 것이다. 

서양 표준을 추종했던 일본 근대화 백년

후꾸자와는 아시아 전체를 하나의 축으로 하여 문명개화의 길을 함께 걸어야 마땅하나 불행하게도 한국과 중국 같은 이웃이 구습의 고루함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음을 개탄한다. 일본은 이들의 개명(開明)을 기다려 아시아를 일으킬 시간이 없으므로 "동방의 악우(惡友)"를 떠나 홀로 신문명의 표준에 맞추어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탈아 속에서의 아시아 관계는 과거 순치보차(脣齒輔車, 입술과 이, 수레바퀴와 덧방나무처럼 밀접한 사이)의 특수한 관계가 아니라 서양이 동양을 대하듯 문명 대 야만이라는 보통의 관계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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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17 2010/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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