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열
/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

보수적인 일본국민이 변화를 선택했다. 하또야마 유끼오(鳩山由紀夫)가 이끄는 민주당은 총 480석 중 308석이란 압도적 지지를 받고 화려하게 '새 일본(新日本)'의 문을 열고 있다. 창당 이래 거의 54년간 권좌에 마물렀던 자민당은 선거 전 300석에서 무려 181석을 잃은 119석의 초라한 야당으로 전락했다. 역사적 사건이다.

패전의 잿더미로부터 경제기적을 이룩하고, 상대적으로 평등하고 안전한 사회를 구축했으며, 든든한 국가안보의 공을 쌓은 자민당에 국민이 심판을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93년 일본의 유권자들은 난공불락처럼 여겨졌던 자민당을 버린 바 있다. 장기집권에 따른 부패와 무능 때문이었다. 대중적 인기를 지닌 호소까와(細川)를 중심으로 반자민당 연합이 등장, '새 일본'의 기대를 한껏 고양시켰으나 불과 1년을 못 버티고 붕괴되었다. 자민당은 연립정권을 구성해 권좌에 다시 올라 이후 15년을 통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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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02 2009/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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