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종면
/ 언론3단체 천안함검증위 검증위원, 언론노조 민주언론실천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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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뢰는 더욱 강력해졌는데 물기둥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어뢰 격침이라는 결론을 확고히 하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와 증거의 빈약함이 289쪽 분량의 방대한 보고서에 고스란히 녹아들었다. 정부가 꼬박 두달이나 발간 일정을 미뤄가며 내놓은 천안함 최종보고서, 한마디로 실망이다. 핵심 의문은 무시 또는 왜곡으로 슬쩍 비켜가고, 일반인이 이해하기 어려운 과학·군사용어가 허장성세를 이루고 있다. 추정과 판단이 요구되는 부분에서는 아전인수가 판을 친다. 그렇게 뜸들였는데도 새로울 것이 없다. 이러한 평가가 과연 정치공세이고, 근거 없는 발목잡기인지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그동안 제기된 핵심 의문 중 하나는 '물기둥'이었다. 천안함 갑판 위 견시병조차 보지 못한 물기둥을 정부는 높이 100미터, 폭 20~30미터의 거대한 실체로 확언해왔다. 근거는 해안 초소에서 이를 봤다는 초병 두명의 진술이었다. 그러나 언론3단체 검증위가 입수해 공개한 초병 진술서에는 섬광을 봤을 뿐 물기둥은 보지 못했다고 명확히 적혀 있었다. 더 중요한 것은 초병들이 섬광을 목격한 방향과 장소이다. 그들은 초소 북서쪽 두무진 돌출부에 가려진 섬광을 봤다고 진술서에 적었고 증언했다.

어느 하나 해소되지 못한 핵심 의문점

그런데 초병이 북서쪽에서 본 정체불명의 섬광은 남동쪽 폭발원점에서 치솟은 거대한 물기둥으로 둔갑되었다. 이를 두고 언론3단체 검증위는 '종로 살인사건에 동대문 살인목격자를 찾은 격'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럼에도 이 진술은 최종보고서까지 살아남아 물기둥 증거로 채택되었다. 이는 왜곡을 넘어 조작이다. 실제로 진술서에 명확히 적혀 있는 초병이 섬광을 본 방향, 즉 방위각의 수치를 280˚에서 270˚로 바꾸어놓기까지 했다. 물기둥을 살리기 위해 조작까지 감수하는 용기가 경이로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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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15 2010/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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