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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7/31 너무 빨리 와버린 <화려한 휴가>

손홍규 | 소설가

십여년 전 영화 <꽃잎>을 보았다. 그리고 2007년 여름 영화 <화려한 휴가>를 보았다. 십여년이라는 세월 동안 변한 건 없다. 아니, 많은 게 변했다. 전두환의 적자들은 정권을 넘겨주었고 남과 북의 정상이 만났으며 한국군은 평시작전권을 미군에서 회수했다. 그래도 변하지 않은 게 있다. 전두환의 적자들은 건재하고 정전협정이 평화협정으로 바뀔 날은 요원하며 미군은 여전히 주둔 중이다. 배를 타다 육지에 내리면 배멀미 대신 땅멀미를 앓게 된다. 단단한 땅이 흔들리고 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욕지기가 솟는다. 짧은 항해만으로도 그러한데, 역사가 한번 뒤흔들고 간 사람들은 얼마나 오랫동안 멀미에 시달려야 하는 걸까.

영화를 보는 내내 나는 엉뚱한 결혼식에 축의금을 내버린 하객처럼 불편한 심정이었다. 연인들끼리, 벗들끼리 온 사람도 많았지만 아이들의 손을 잡고 온 젊은 부부들도 적지 않았다. 관람석 곳곳에서 코를 훌쩍이는 소리가 났다. 누군가 총탄에 맞아 쓰러지면 나직한 탄식도 흘러나왔다. 슬픔과 눈물은 전염성이 강하다. 나 역시 콧등이 시큰했지만 울어보려 해도 눈물이 나오지는 않았다. 그들에 동화되지 못하는 내가 낯설었고 그 낯섦이 나를 불편케 했다. 나는 내가 독해졌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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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31 2007/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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